(*주의!!! 이 글에는[테니스의 왕자]를 좋아하는 분에게는
불쾌한 표현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)
이것은 한 외국인 노동자가,...테니스의 왕자를 싫어하게 된 이유에 관한 눈물겨운 기록이다...지난번의 에로게임에 이어 이번엔 동인지입니다.
아니 엔솔로지 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겠군요.
일본에 있었을 때 제본소에서 여름 두 달간 알바를 뛴 적이 있습니다.
알바를 뛴 곳은 바로 이곳.................
(역시나 도쿄 모처의 모 창고,쓰러지기 5분전)
에어컨 하나 안 나와 실내온도는 대략 30도 를 넘나듭니다...-ㅁ-;;
작업환경이 정말로 열악한 곳,우리나라 공장도 저 정도까지는 아닙니다.
화장실도 지저분하고 휴게실에는 너구리잡는지 담배연기가 꾸역꾸역 밀려들고
일하는 놈들은 왜 그리 지저분한지..등등등
여담이지만...일하다가 한번 쓰러진 적이 있습니다.
그때가 온도가 36도까지 올라갔을 때였는데 제가 더위에 무지 약한 편이라
짐 나르다가 그냥 풀석~
웃기는 건 쓰러지면서 제일 먼저 한 생각이
[이거,여기서 짤리면 어떻하지...당장 짤리면 일할 데도 없는데...안돼..일어나야돼..일어......]
였다는 거라고나 할까요......타향살이라는 거,생각보다 어려워요-ㅅ-;
일하고 나서 처음에는 [일본의 멋진온천기행]이란 잡지를 제본.포장하는 작업을 했었는데
2주쯤 지나자 다른 작업장으로 보내더군요.
그쪽은 18금 동인지(...)전문 제본 파트였는데
그 중에서도 제가 맡은 곳은 테니스의 왕자 파트였습니다.

(
쳐 죽일 놈들 이 녀석들)
처음에야 뭣도 모르고
[꺄>_<제본하면서 이런 것도 요런 것도 저런 것까지 다 볼 수 있잖아!!
여기서 야오이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지~](뭘?-_-)
...라고 좋아했지만...
하루 8시간 동안 서서 18금 동인지의 이런저런요런것들을(그러니까 뭘) 보고 있으니
3일도 안돼 눈에 경련증세가 일어나더군요.
여행잡지는 풍경 위주라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이 가능했는데 이건 왜 이리 눈 둘 곳이 없는지...
거기다 동인지종류는 왜 그리 많은 겁니까...
프리프리,테니스아라모드,러브프리,프리러브,러브러브테니프리,
한여름의왕자님,왕자님만세,러브러브왕자님...프리프리프리프리...(히에에..)
뭐,야오이나 보이즈러브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 온 저였지만
계속 보십시오...미칩니다...-_-(제길...료마는 공이었어...공이었다구...)
견디다 못해 반장님한테[제발!!!일본의 온천여행파트로 절 보내주세요!!-ㅅㅠ]
라고 눈물로 호소를 했지만 깨끗이 거절 당하고 두 달간 테니프리 동인지와 동거동락을 했습니다.
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노가다라는 특성상
거의 다 남자라 아무도 이일을 안 맡으려 한다는군요;;
(...그럼 외국인 노동자인 난...이걸 위해 끌려온 건가!!!!ㅜ_-)
뭐...힘쓰는 일이어서 알바비도 두둑하게 받고
그 돈으로 며칠간 온천여관(...)으로 휴양을 갔었지만
(일주일간 여행잡지 제본하면서 어찌나 가고 싶었던지)
그때의 악몽은 지금까지 남아 있어서 요즘도 가끔
료마와 후지가 제 뒤를 쫒아오는 악몽을 꾸곤 합니다.(아악!오지마~!!오지 말란 말이야~~!!)
[료마는 공이다 ! ! ]라는 의미불명의 소리를 지르며 잠에서 깨어나는 일도 부지기수죠.
으음...그렇다면...

료마는 공

후지는 라켓(그것이 테니스)
여성향 엔솔로지의 경우 테니프리,헌터X헌터,나루토 등이 대부분이었고
(몇 년전의 일이라...강철의 연금술사 같은 건 없었습니다)
남성향의 경우는 출하되는 양은 적지만 종류는 다양하더군요
(말 그대로 투하트부터 시스프리까지-별게 다 있습니다.)
이 아르바이트의 좋은 점은 작업 틈틈히 18금 앤솔로지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.
...라기보다는 보고 싶지 않아도 다 보입니다...
또한 점심시간에 밥을 먹은 뒤 작업장으로 내려가 보면 다들 둘러앉아
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파본된 앤솔로지를 돌려 보고 있습니다.
([어이~스즈키상~_~ 이거 무지 야한데?]
[예에~타무라 반장님@_@,이거 새로 들어왔는데 짱이에요~])
...저는 그때 뭘 했냐구요?옆에서 조용히 [일본의 비경-노천온천 기행]을 읽었습니다.
(...어째 아무도 안 믿어 줄 것 같지만 사실입니다.)
이 아르바이트를 한 이후의 부작용이라면 전
테니스의 왕자가 싫어졌습니다.
싫어졌습니다.싫어졌습....ㅠㅠ(엉엉)두달동안 봐 왔던 이런저런요런신이 저에게 준 정신적인 충격이 워낙 커서였을까요?
이제 전 테니스의 왕자를 읽을 수 없습니다.
말 그대로 표지만 봐도 캐논포를 발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나 할까요.
p.s노파심에서 말해 두지만 딱히 테니스의 왕자에 혐오감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아닙니다:D
단지...못볼 걸 너무 많이 봐서...뭔지는 이야기 안하겠습니다만(아아...료마...료마...)